본문 바로가기
정보 전달

[홍학의 자리 by 정해연] 줄거리 / 후기 / 책 추천 사유

by 삐삐's 2023. 11. 27.
반응형

 

줄거리

"그런데, 다현은 과연 누가 죽였을까"

학교를 벗어나 다현의 시체를 호수로 유기하려던 준후의 의문이었다. 시골의 어느 학교로 발령받아, 교사 일을 하던 준후는 학생 다현과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나갔으나, 학교에서 다현의 죽음을 목격하고, 누명을 우려하여 다현의 시체를 유기한다.

유기로 모면한 상황도 잠시, 며칠 뒤 경찰의 수사망이 점점 좁혀오고, 소중했던 다현을 뒤로한 채, 준후의 세계를 옥죄어 오기 시작한다.

 

후기

 사람의 편견은 어디서 비롯될까. 흔히 우리가 온전하게 알고 있다고 하는 것이, 실제로 알고 있는 것이 맞을까? 관념적으로 생각해 온 선입견은 어느 순간 사물에 대한 편견이 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진실에 다가서기 어렵게 한다.

 

 본 스토리는 "다현은 누가 죽인 것일까?"라는 준후의 사고로 시작되며, 준후와 함께 사고하도록 독자를 위치시킨다. 경찰로부터 옥죄어지는 수사망은 마치 우리를 옥죄어오는 듯한 긴장감을 들게 했고, 그의 사고방식에 동화되도록 만들어갔다.

 

 우리는 한 차례, 주인공이라는 이름의 편견에 사로잡히기 쉬웠다. 그의 입장에서 역경을 헤치고, 사건을 극복해 나가야 하며, 문제를 이겨내야 했다. 하지만 그와 동화될수록, 경찰, 준후의 본처, 학생들 등 제삼자로부터 다가오는 시선들이 곱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사건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했다. 그와 동화한 감각이 맞을지, 정확히는 옳고 정의로운 감정이 맞을지 의심을 들게 했다. 그럼에도 스토리는 주인공의 입장과 함께하며, 쉽게 주인공의 입장이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것을 회피하게 한다. 

 

 선입견에 대한 균열은 쉽게 깨지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 균열은 결말에 다다를 때, 다현의 진정한 진실에 마주하며 진상과 함께 깨어지게 된다. 그에 우리 스스로로 하여금, 편견에 대해 뒤돌아보게 할 수 있었고, 경계하도록 경고할 수 있었다. 선입견에 대한 배신과 함께, 그리고 그것이 수반되어야만 진실에 도달할 수 있었다.

 

책 추천 사유

 소설에 들어가기 앞서, 우리는 쉽게 선입견을 두고 스토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작가님의 글스타일뿐만 아니라, 소설 속 등장배경에 대해 떠올려지는 각종 상상들까지,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 속 등장인물에 몰입하게 됩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가득한 서사 속에서,  본 소설의 공통적인 후기를 찾는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앞에 잘못 읽었나?"

 

 너무 긴장만 하여 놓친 게 있지 않았나 하는 경계 속에서 결국에 우리는 열렬한 반전을 마주하게 됩니다. 소설과 시작하기 전부터 가져온 편견으로부터, 그 끝의 반전과 너무도 몰입했다는 의의에 대한 편견까지도 어느 하나 방심할 수 없는 장치들을 잔뜩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드라마, 영화화가 된다면 온전히 표현하지 못할 듯한 충격적인 진실들과 소설로만 마주할 수 있는 장치에 대해, 그것이 무엇일지 한번 함께 추리해 보시면 어떠실까요?

 

 
홍학의 자리
10년 가까이 스릴러 장르에 매진하며 장편 단편 할 것 없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을 발표한 정해연 작가의 신작이 엘릭시르에서 출간됐다. 『홍학의 자리』는 한 남자가 사체를 호수에 유기하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프롤로그는 이것만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정해연 작가의 장점은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 『홍학의 자리』는 그런 그의 장점이 최고조에 달한 작품이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총 21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작품은 매 챕터마다 놀라운 전개를 보이며 다음 챕터를 읽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할 만큼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특히나 차근차근 쌓아 올려 절정의 순간 터지는 클라이맥스의 진상은 한국 미스터리에서 찾아보기 힘든 반전이 분명하다. 하지만 『홍학의 자리』는 단순히 반전 하나만을 바라보고 치닫는 ‘반전 미스터리’가 아니다. 그 반전이 빛나는 것은 짜임새 있는 플롯과 완성도 높은 캐릭터가 모여 이야기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반전은 충격적일 만큼 놀랍지만 반전을 빼고서도 작품의 매력은 가시지 않는다. 스릴러 작가로서 정해연 작가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으며, 곧바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저자
정해연
출판
엘릭시르
출판일
2021.07.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