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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by 알베르 카뮈 ] 줄거리 / 후기 / 책 추천 사유

by 삐삐's 2023.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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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너무도 평범하고 뚜렷한 특징이라 치부하기에 아무것도 없던 작은 마을 ‘오랑’에서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언제부터인가 마을 한복판에 나와 비틀거리다 죽는 쥐 한 두 마리의 시체가 전례 없이 발견된다. 나아가 시체들은 시장, 집문 앞, 부엌 등 마을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주의 시체를 치우는 게 하루의 일과가 되어 간다.

 심상치 않은 전조와 함께 쥐가 죽어가는 모습이 이제는 한 차례, 한 차례 그 뒤를 이어 사람들에게까지 나타난다. 심지어는 시체를 치우는 게 하루의 일과가 된 모습조차 그대로 전염되어 간다. 그렇게 정부 당국의 페스트 선포와 함께 도시가 봉쇄되고 도시의 대혼란과 함께, 남아있는 이들의 고통이 여실 없이 드러난다.

 

후기

 백신이 없는 치명적인 질병의 의미는 지진, 태풍, 혹은 해일과 같은 재해의 경우라기보다 종결이 예고되지 않는 테러에 가까운 형태로 비쳤다. 사람들은 자발적, 타발적으로 스스로를 고립시켜야 해고 그 시간 동안의 고독함, 공포감, 우울함을 홀로 감내해야만 했다. 문자 그대로 유배상태에 가까웠고 이는 마치 하나의 죄를 안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뿐만 아니라 기약 없는 질병은 스스로를 죄인처럼 가두는 것 외에도 사람을 효율에 따라 움직이게 했고, 죽은 사람들에 의해 사회가 돌아가게 만들었으며, 죽은 사람들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격리시키며 최소한의 행동에 따라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했다. 산책을 한다거나, 이웃과 교류 및 대화를 한다는 것은 페스트라는 악몽에 노출되기 쉬운 일이었고, 급한 생필품을 산다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일 외에 행동은 허용되지 않았다. 즉, 페스트는 사람들의 인도적 삶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페스트 속에서 해야 할 일은 기존에 자신들이 해왔던 노동이나 스스로를 위한 생활이라기보다 죽은 사람들의 시신을 옮기고, 묻고, 화장한 뒤 그 수를 헤아리는 일이었다. 사회 전역의 뉴스는 죽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만 가득했다.
이외에도 사람 한 명, 한 명의 죽음에 대해 인권이라거나 본보기, 선례와 같은 유의미한 논쟁이 이어지지 않게 됐다. 이미 페스트에 노출되어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만 있을 뿐, 여타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저 페스트에 희생된 문제에 묻힐 작은 부분일 뿐이었다.
 무엇보다 페스트틑 사람들로 하여금 절망에 적응하게 끔 만들었다. 오늘 열심히 노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청결을 유지하더라도 다음날도 페스트 속 상황에 노출되어 있을 뿐이었고 그 악몽은 고위층이건, 신부건, 연금생활 중인 고령층이건 모두에게 신분, 직급 상관없이 다가왔다. 사람들은 그저 “내일도 페스트는 끝나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지낼 뿐이었다.

 문제는 페스트가 갑작스럽게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그 행동양식은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두려움은 모든 곳에 만연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페스트처럼, 변형된 제2의 페스트가 찾아오는 건 어쩌면 오히려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는 사실이었다.
 이에 일희일비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고, 이야기가 설명 해피엔딩처럼 끝나 축배가 들려지고 교통이 풀리며 유배생활이 끝났을지라도, 사람 몸에 나타나던 멍울은 이제 마음속에 자리할 따름이었다.

 여럿 희생을 뒤로한 채, 페스트의 악몽이 끝났을지라도 그 문제는 언제든 다가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올 페스트는 단지 ‘오랑’만의 일은 아니었다. 모두에게 찾아올 수 있는 일이었고, 현실 속 지금처럼 모두가 겪어야 하는 일일 수 있었다.

 페스트 속에 반전은 없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페스트가 끝난다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멍울이 아사리즌 것이 아니었다. 상처는 아물지 않고 흉터가 되었고, 사람들은 여전히 죽은 사람들에 대해 기억하고 과거에 있던 일을 떠올리며 살아갈 것이었다.
 페스트는 행복을 바란 어떤 교훈적 무언가라기보다 사람의 삶 그 자체에 대한 단편에 가까울 것이었다. 홀로서기와 함께 끊임없이 발버둥 치며 살아가고, 흉터를 간직한 채 삶아가는 삶의 모습처럼 말이다.
피할 수 없던 질병은 그럼에도 질병 발생 전처럼 속이고, 믿고, 돌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기, 딱 그 정도를 보여줄 따름이었다.

 

책 추천 사유

 오래전에 쓰였던 고전 “페스트”가 오늘날에도 지속되는 페스트(코로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같습니다. 갑자기 찾아오고, 갑자기 잠잠해지다가, 제2의 변이가 나타나고, 잠잠해지고...

 누군가는 말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더 빠른 미래가 다가왔다고. 후대에 발전할 기술에 대해 고민하여 기술적으로는 발전했다고.

 하지만, 죄를 지은 듯 유배되고, 일상에 멍울과 흉터가 지어진 우리네 모습은 "페스트" 속 그 모습을 공감하게 끔 합니다. 그리고는 그 모습 자체로 실존 그 자체의 위로를 전해봅니다.

 

 

 

 

 
페스트(Boo Classics 47)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 '페스트'라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의연히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무서운 전염병이 휩쓴 폐쇄된 도시에서 재앙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모습을 묘사해 서로 다른 태도로 재앙에 대처하는 인물들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절망과 맞서는 것은 결국 행복에 대한 의지이며, 잔혹한 현실과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야말로 이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진정한 반항임을 이야기한다.
저자
알베르 카뮈
출판
부북스
출판일
201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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