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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by 히가시노 게이고] 줄거리 / 후기 / 책 추천 사유

by 삐삐's 202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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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누구에게 피해 주지 않고, 누구처럼 모나지 않았으며 안정적이고 따뜻한 가정을 이루고자, 그리고 이루어왔던 가장 스기타 헤이스케. 어느 일상을 지키던 헤이스케에게 갑작스러운 사고의 소식이 들려온다. 아내 나오코와 딸 모나미의 기분전환을 바라며 보내줬던 스키 여행에 크나큰 버스 사고가 일어난 것. 비현실적이라는 감각을 뒤로한 채 병원을 찾지만, 헤이스케가 마주한건 아내의 마지막 인사와 의식불명인 딸의 모습일 뿐이었다. 기적이었을까,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아내를 떠나보냄과 함께 딸이 깨어난 것. 하지만 깨어난 것도 잠시, 슬퍼할 겨를 없는 헤이스케에게 모나미는 자신을 아내 나오코라고 주장한다.

 딸 모나미는 알 수 없는 아내 나오코의 기억과 습관을 보이며  헤이스케에게 믿을 수밖에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인지시켜주었고, 그렇게 세상에 알리지 못할 비밀스러운 아빠와 딸의 이야기기 시작된다.

 

후기

 

 이것은 기적일까, 비극일까.

 신문지 1면에 등재됨과 함께 구사회생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헤이스케 가족. 세상은 그들을 두고 기적이라며  희망찬 단어들을 나열하며 치켜세웠다. 하지만, 희망이라고 하기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현실은 기적과는 조금 거리 있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같은 시간 속에 살아가던 헤이스케와 나오코였지만, 이제 헤이스케는 홀로 직장과 일과 가장의 길을 걸어가야 했고, 나오코는 중학생을 거쳐 고등학생 등 새로운 시작을 내디뎌야 했다. 바깥에서 보면 축복처럼 여기질 상황이었지만, 부부의 관계로써 본다면 일상의 어느 접점하나 메워질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비극이라고 하기에 헤이스케에게 아내와의 시간은 여전히 소중했고 잃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다.

 다만 3번의 변화 과정 속 헤이스케에게 비극이 찾아오고 있을 뿐이었다. 첫 번째 변화는 영혼의 이전이었다. 나오코의 소생과 함께 모나미의 소멸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모호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현실의 적응이 시작됐다. 두 번째 변화는 모나미 외면의 성장이었다. 아빠이자 가장이자 유능한 직장인으로의 역할에 충실했던 헤이스케는 현실의 존속이 중요했다. 반면 모나미의 몸을 꾸리며 학업, 미래, 외견 성장, 사교 등 나오코는 끊임없이 변화할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 과정 속, 서로 간의 또 다른 비밀이 잦아지고, 서로 간 상처 줄 행동을 하게 되고, 평화로웠던 과거 관계에 흠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어진 세 번째 변화는 모나미의 소생이었다. 물론 결말에 이르러 그 의미가 다를 수도 있었지만, 여기서의 소생은 결국 아빠로서 살아가는 헤이스케와 딸로서 살아가는 모나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것이 설령 의도와는 다른 형태였을지라도 말이다.

 비현실적인 삶 속 현실을 살아야 하던 그들에게 3번의 변화는 감당키 어려운 영역일지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 변화는 이별의 유보라는 해석에서 기적으로 기릴 수 있었다. 헤아라기 힘든 현황이지만 두 번째 변화의 과정은 오히려 조금 더 현실 속 우리네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일 수 있었고. 시작과 끝의 변화는 나오코와 모나미를 받아들이고 보낼 수 있는 과정일지 몰랐다. 헤이스케의 시점에서 잔혹동화일 수 있었지만, 그리고 너무도 비현실적인 꿈일 수 있었지만, 그 방향과 답은 현실 속에서 인정과 적응하며 찾아가 볼 수 있을 것이었다.

 

책 추천 사유

 

 단순히 영혼의 이전에 대한 이야기라면 영화와 각종 판타지에서 많이 있을법한 이야기처럼 접해보셨을 것입니다. '영혼이 바뀌어 복수를 한다'라거나, '누구보다 잘 나가는 인생을 꿈꾼다'라거나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 그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 여기, 영혼의 이전으로 성공을 탐한다기보다, 영혼이 바뀌고 '그 이후'를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랬기에 비현실적 현실이 현실에 적응해야 할 곤란한 이야기이자 마음속에서만 떠올려보았을 이야기였기에 더욱 냉정한 현실에 부딪혀야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비현실적 꿈을 뒤로한 채 고민하여 볼 상상 속 이야기를 지금 여기, 함께 떠올려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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