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그렇게 떳떳하지는 못할, 남의 뒤를 캐며 상담을 주는, 일명 파렴치한의 수식이 어울리는 변호사로 지내며 생계를 이어나가던, 김무일. 어느 날 그의 앞에 건물주가 찾아와 한 이야기를 말한다.
"7년 전, 자살이라 보도된 남자. 내가 죽였어"
그는 갑자기 사무실에 찾아와 7년 전, 302호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단순 사고사가 아니라 살인이라며, 그리고 그 범인이 바로 본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살해 직후 알 수 없는 누군가 사건을 묵인하는 대가로 살인을 사고사로 위장시켜 주었다는 것이다.
단순 수임료만 뜯어내며 살고 있던 김무일에게, 믿기 힘든 사건이 접수되어 조사를 보고 있었으나, 사건을 파해칠수록 점점 더 알 수 없는 국면으로 빠지게 된다
후기
미스터리한 사건을 앞두고 하나의 문장에 머릿속을 스치는 수많은 생각들로 시작된다.
'그럼 뉴스 그 보도는 뭐지?'
'그걸 왜 지금 시기에 말하는 거지?'
'왜 죽였다고 하는 거지?'
'어떻게 자살로 보도가 된 거지?'
'이걸 말하는 의도는?'
파내면 파낼수록 의문스러운 사건의 정황과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숨기려고, 그리고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고 막아놓은 이상한 적막만이 상황을 감쌌다. 점점 진실에 다가가는 사람들에 위협이 가해지고 점차 그들의 주변이 다치기 시작했다.
개인이든, 사회든, 단체든, 하물며 국가든, 계획적으로 숨기려 한 사건에 접근하려는 일개 사람들에게 오히려 책임을 묻고 있었다.
'너 때문에 팀장님이 죽게 됐다'
'너 때문에 아이가 험한 꼴 당하고 있다'
'너 때문에 유족의 마음에 2차 피해가 가해지고 있다'
그리고는 끝내 '7년 전의 사건의 책임은 너와도 관련이 있는, 책임이 있다'처럼 말이다. 하나의 가스라이팅처럼 진실에 다가서려는 사람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지게 되어갔다.
다행히도 텍스트 속 진실을 향한 배에는 순풍이 불고 있었다. 진실을 덮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역풍이 될 작은 움직임들이 쌓여 큰 바람이 일어났다. 커다란 권력으로부터의 가스라이팅은 사람을 무너뜨리기 충분했다. 권력은 일개 사람들을 쉽게 짓눌렀다. 살인현장이 있었던 것을 단순히 사고사만 있었던 것처럼 꾸밀 수 있는 능력처럼 말이다. 무소불위의 압력으로부터 대책도 없이 다쳐만 갔다.
하지만 그 권력 또한 작은 틈으로부터 새로운 빛이 열릴 수는 있었다. 당장의 현실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의 형국일지 모를지라도, 그 계란은 또 다른 균열을 만들어내어 커다란 가스라이팅을 깨뜨릴 수 있을 것이었다. 결국 커다란 권력을 무너뜨리는 건 또 다른 커다란 권력보다 발 밑에서 숨겨진 작은 일렁거림일 수 있었다.
책 추천 사유
갑자기, 7년 전의 사고사가, 자신이 일으킨 살인사건이라고 고백하는 집주인이 있다?
황당한 사고사 이야기와 믿기 힘든 고백, 그리고 비현실적인 전말까지, 호기심에 시작했던 이야기는 어느새인가 흥미로운 전개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실에 다가설수록, 웃음보다는 가슴속 간지러운 일렁거림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지 모릅니다. 황당한 시작일지, 최선의 용기일지, 여러분께서 판단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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